다양한 전설들을 가지고 있는 마을의 신목. 공동체 의식이 강한 농민들에게 느티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재앙, 무병장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제사를 올리는 나무이자 마을 사람들의 희망과 소원을 들어주고 풀어주는 나무이다. 사람들은 당산나무를 신령이 깃들어있다 하여 신목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 정자나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느티나무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느티나무는 한 군데 심으면 가지를 뻗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죽게 된다. 상부가 퍼진 형태로 자라기 때문에 한 여름철에 뜨거운 햇볕을 가리고 그늘을 만들어준다. 시원한 정자나무 밑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이면서 그 마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는 당산나무 역할을 하며 집집마다의 소원들을 풀어내는 소원의 나무이기도 하다. 느티나무는 어릴 때는 껍질이 반들반들하고 늙은 느티나무의 껍질은 거북의 등처럼 갈라진다. 4-5월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잎의 길이는 2-7cm 사이며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고 열매는 10월에 익는다. 무늬와 색상이 좋아 고급 목재로 쓰인다. 예전부터 느티나무는 고궁이나 사찰을 만드는 데 쓰였으며 양반의 집이나 가구, 악기 등을 만드는 데 쓰였다. 천마총이나 가야분에서 느티나무로 짠 관이 나왔다. 건축재와 선박재의 중요한 목재로 사용한다. 물론 공원수, 가로수로 많이 심어졌고 농촌에서는 당산나무, 정자나무로 불리고 바닷가에서는 바람을 막아주는 방품림으로도 심는다. 느티나무는 양수 식물로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심어야 한다. 마을 입구의 넓은 공터에 느티나무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추위에 강하며 최근에는 성장 속도가 빨라 이식이 간편해 광장이나 역, 빌딩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다.
천연기념물 느티나무
우리나라에는 1,000년 이상된 오랜 나무가 64 그루 있는데 그중 25그루가 느티나무이다. 그중 13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95호 삼척 도계읍의 긴잎느티나무. 수령 약 1,000년.
108호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 느티나무, 팽나무, 개서어나무 숲.
161호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수령 약 1,000년.
192호 청송군 파천면 신기리. 수령 약 350년.
273호 영주시 안정면 단촌리. 수령 약 700년.
274호 영주시 순흥면 태장리. 수령 약 600년.
275호 안동시 녹전면 사신리. 수령 약 600년.
278호 양주시 남면 황방리. 수령 약 850년.
279호 원주시 흥업면 대안리. 수령 약 350년.
280호 김제시 봉남면 행촌리. 수령 약 600 년.
281호 남원시 보절면 진기리. 수령 약 600년. 조선 세조 때 우공이 심었다고 한다.
283호 영암군 군서면 월곡리. 수령 약 500년.
284호 담양군 대전면 대치리. 수령 약 600년.
382호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수령 약 800년.
396호 장수군 천천면 봉억리. 수령 약 500년.
407호 함양군 함양읍 운임리. 수령 약 500년.
478호 장성군 북하면 단전리. 수령 약 400년.
493호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 수령 약 500년. [네이버 지식백과] 느티나무[saw-leaf zelkova] (식물학백과)
느티나무에 내려오는 전설
옛날 어느 마을에 항상 데리고 다닐 정도로 개를 좋아하는 김개인이라는 노인이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마을 잔치집에도 개를 데리고 갔다. 잔치집에서 술에 잔뜩 취해 돌아오다가 산기슭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그때 산불이 났고 개는 주인을 구하려고 짖어도 보고 옷을 끌어도 보았지만 노인은 잠이 깊이 들었는지 깨어나질 않았다. 개는 근처 개울에 가서 온몸을 물로 적신 후 노인의 주변을 물로 적시기 시작했고 주인은 개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개는 너무 힘든 나머지 탈진으로 그만 죽고 말았다. 자신의 생명을 바쳐 주인의 목숨을 살린 개를 안타깝게 여겨서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무덤 위에 자신의 지팡이를 꽂아주었다. 세월이 흘러 그 지팡이에서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아주 크고 멋진 나무가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개나무라고 불렀다. 이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마을 이름을 오(개) 수(나무)라 불렀다. 전북 임실의 오수라는 마을에서 내려오는 느티나무에 관한 전설이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 즐기나 잎을 꺾으면 그 마을에 재앙을 불러온다는 전설도 있다. 이른 봄에 싹이 트는 모습을 보고 그 해의 농사가 풍년인지 흉년인지 예측한다고도 한다.
마치며
숲해설가로 활동하던 때에 충청남도 괴산으로 1박 2일 워크숍을 갔었는데 선생님들 다섯 명이 팔을 벌려 느티나무의 크기를 잰 적이 있었다. 그만큼 오래된 나무들이 우리 주면에는 많다. 당산나무들이 우리를 지켜준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나무들을 지켜야 하는데 나무가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더 이상의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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