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일까 흉년일까 이팝나무
벚꽃보다 조금 늦은 이른 5월에 피는 이팝나무 꽃은 밥알을 닮아 그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예측하는 척도로 삼았다고 한다. 꽃이 일시에 화려하게 피면 풍년 꽃이 잘 피지 않으면 가뭄이 심하다고 느껴 흉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은 이팝나무를 신목으로 여겼다.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마법의 이팝나무
이팝나무는 공해와 병충해에 강한 편이라 가로수로도 많이 심어지다 보니 요즘은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팝나무의 학명은 치오난투스 레투사(Chionanthus '흰 눈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팝나무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나무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유난히 천연기념물이 많다. 이른 5월쯤 이팝나무 꽃송이가 온 나무를 덮을 정도로 피었을 때 멀리서 보면 꽃송이가 그릇에 소복이 쌓인 흰쌀밥처럼 보여서 '이 밥 나무'라고 했다. 이 밥이 이팝으로 변했다고도 한다. 꽃이 여름이 들어서는 입하에 피기 때문에 '입하 목'불리다가 입하가 연음 되면서'이 파''이팝'으로도 되었다는 설이 있다. 전라북도 일부 지방에서는 '입하 목'또는'이 암나무'라고도 불린다.
뇌기능을 좋게하는 이팝나무
이팝나무의 어린잎을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차로 끓여 마신다. 너무 많은 양을 먹으면 설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위가 약한 사람은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한다. 열매는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팝나무의 열매나 씨앗 속에는 폴리페놀 화합물이 많이 들어 있어 항산화 작용을 한다. 또한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조절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팝나무는 강장효과가 있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뇌기능을 좋게 한다. 그래서 기운 없거나 사지마비, 치매, 중풍 등에 사용하고 가래를 줄이는 효과도 있어서 기침에도 사용한다.
가난한 농부들에게 밥으로 비친 이팝나무
이팝나무에 얽힌 이야기:며느리가 시아버지 제사상에 올린 쌀밥을 짓다가 뜸이 잘 들었는지 확인을 하려고 밥알 몇 개를 입안에 넣었다고 시어머니가 제삿밥을 먹었다고 집에서 쫓아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소박맞았다 하여 친정집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하네요. 올갈데가 없던 며느리가 택한 선택은... 그 후 무덤가에 하얀 꽃이 소복이 쌓였다고 한다.
그리고 가난한 효자이야기가 있다. 옛날 가난한 효자가 오랫동안 누워계시던 어머니가 어는 날 배가 고프다고 하여 기쁜 마음에 밥을 차려드렸으나 쌀이 없어 한 그릇밖에 나오지 않았다. 늙어서 눈이 밝지 못한 어머니께 밥을 드리고 자기는 그릇에 이팝나무 꽃을 소복이 쌓아 밥처럼 보이게 했다. 흰꽃 밥을 먹으면서도 어머니가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좋아서 웃으니 어머니도 따라 웃었다고 한다. 이때 지나가던 임금님이 가난한 집에서 웃음소리가 나는 연유를 물어보고 기특한 아들에게 상을 내렸다고 하는 설이 내려온다.
마치며
딸이랑 차를 타고 나가는데 가로수로 심어져 있던 이팝나무에서 하얀 눈꽃송이들을 보고 딸에게 이팝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니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어찌 밥으로 보이냐고 한다. 그 시절 우리 조상들은 그랬다고 했다. 먹을 게 없던 보릿고개 시절도 있었다고 설명하니 그것 또한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팝나무의 꽃들이 휘날리면 봄에 하얀 눈을 보는 황홀감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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