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신없는 하루였다. 직원급여명세정리와 아들 스케줄 관리하느라고 카톡과 핸드폰에 매달리다가 지금 조금 숨통이 트인다. 갑자기 자연이 그리워 책을 폈는데 회양목과 회양목에 기생하는 회양목명나방이 펼쳐진다. 새롭게 돋아난 연둣빛 새잎들이 봄 햇살에 반짝반짝 윤이 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잎들 사이에 '거미줄'같은 것이 지저분하게 쳐져있다.
도장나무의 원료
우리나라 전역에서 어디서나 볼수있다. 특히나 집 주변의 길가, 아파트초입, 크고 작은 공원의 산책길, 길가 어디서나 회양목들이 즐비하게 길 안내를 하고 있다. 회양목은 원래 거친 환경에 잘 적응해 석회암이 많은 지역에서 있었는데 현재는 공해에 찌든 돗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었다. 줄기가 하도 단단해 도장으로 많이 쓰여 '도장나무'라고 부른다. 허나 길가에 있는 나무들의 줄기가 도장나무의 두께가 되지 않은 줄기들이 너무 많아서 가끔은 도장나무라고 설명을 하면서도 긴가 민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인쇄 자재, 주판, 장기알, 보석함, 지팡이등으로도 사용한다.
거미줄이 아니라고?
거미줄이 쳐진 줄기를 자세히 보면 애벌레가 움직인다. 가까이 가서 보면 어찌나 빠른지 깜짝놀라게된다. 거미줄이 아니라 명나방의 주둥이에서 나온 명주실이다. 땅속에서 겨울잠을 잔 애벌레는 봄이 되면 회양목 줄기를 타고 올라와 새잎이 달린 줄기를 차지한다 연한 새잎을 보면 먹기 바쁠 텐데 먹지 않고 바로 명주실집을 얼기설기 짓기 시작한다. 사방의 천적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니 '명주집'을 짓고 새잎을 편히 먹으려는 나름의 전략이다. 며칠이지 편히 지내고 싶은 맘이지 않을까?
명주실이 거미줄과 달라 몸에 들러붙지 않지만 천적이 겹겹이 쳐진 명주실을 요리조리 피해 '명주집'안으로 들어오려면 고생 꽤나해야하기때문에 대부분의 천적들은 애벌레를 포기한다.
회양목이야기
회양목전설을 찾다보니 주로 수업을 하던 계양산이 고려고종 때 계양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정답은 아니지만 옛 문헌에 따르면 계양산의 이름은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왕산의 특산식물로 수단화, 회양목, 송이버섯, 천연이끼 유명하다는데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이다. 또한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제사에 회양목을 사용하면 비너스가 그 보복으로 남성의 생식기능을 빼앗아 버린다는 무서운 신화가 있기도 하고 터키에서는 장례식의 나무로 묘지에 심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좀처럼 자라지 않기 때문에 '장수'를 나타내는 나무이기도 하다. 재질의 단단함 때문에 고대 이집트에서는 회양목으로 머리빗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부엉이 삼 형제
11월에도 굳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이 찍고 싶어 회양목과 십팔점박이 무당벌레를 찍었다.
수업을 하다가 회양목나무 근처에서 부엉이 삼 형제에관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얘기하거나 부엉이 보물찾기 놀이를 하면서 찾아낸 부엉이삼형제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가끔은 너무 힘이 들 때 자연에서 놀던 때를 생각하면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다. 숲해설을 할 때 한참 곤충에 미친 적이 있어서 애벌레만 봐도 카메라를 딜이 밀던 시절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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