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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사에 얽혀있는 이야기 주인공 귀룽나무

by torryssen 202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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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에 새순 귀룽나무

이른 봄에 새순이 돋는다. 그래서인지 가장 부지런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나뭇가지에 크고 작은 잎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살랑이는 모습을 보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구름나무라 불리는 귀룽나무

귀룽나무는 공원의 정원수로 많이 권장되고 있지만 습기를 좋아해서 하천, 호수변의 관상수로도 어울린다. 가정에서는 정원에 작은 연못을 만든 뒤 심으면 운치가 있다. 비슷한 나무로는 벚나무 종류인 개벚지나무가 있고 서울에 서식하고 있는 귀룽나무는 우리나라의 특산 나무로 알려져 있다. 공해와 추위에 강한 편이고 음지 지향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북한 지방에서는 구룡폭포나 구룡강, 구룡연 지명이 많고 이런 곳에서 귀룽나무가 흔하다. 구룡이란 말은 석가모니가 태어났을 때 하늘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향수로 석가모니의 몸을 씻겨주었고 땅속에서 연꽃이 솟아올라와 발을 떠받쳤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불교와 관련이 깊다. 밀원식물로 벌들에게 꿀을 잔뜩 안겨줬던 귀룽나무 꽃이 지고, 가득 달린 결실은 새들에게 귀중한 양식이었다. 줄기껍질이 거북(龜)의 등 같고 줄기와 가지가 용틀임하는 것 같아서 구룡(龜龍) 나무라 불렀으며 그것이 귀룽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어떤 자료에서는 새들이 귀룽나무 열매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잎이 핀 다음에 달리는 하얀 꽃이 마치 뭉게구름 같다 하여 '구름나무'로 부르다가 귀룽나무가 되었다. 북한 이름은 아예 구름나무다. 또 한자 이름이 구룡목이어서 '구룡 나무'라고 하다가 귀룽나무가 되었다.

벚나무 못지 않게 화려하게 피는 귀룽나무

벚나무 속에 속하는 나무로 벚꽃보다는 꽃이 늦게 피지만 벚나무 못지않게 화려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꽃을 피워 까만 열매를 가득히 조롱조롱 매달아 놓으며 사람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다른 나무들의 녹음이 한창일 9월부터 그 나뭇잎을 떨궈 제일 먼저 양상 한 가지를 드러낸다. 꽃은 3-5월 경에 벚꽃과 비슷한 모양인 총사 꽃차례 방식으로 핀다. 5-7월에 익는 검은색 열매는 벚나무 열매인 버찌와 비슷하지만 맛이 떫어 먹을 수는 있지만 새는 잘 먹지 않는다. 열매는 술을 만들어 먹는데 3개월 동안 저장한 뒤 먹으면 정력 증가에 도움이 된다. 이 술은 중풍에도 효과가 있어 장기간 마시면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 귀룽나무의 작은 가지는 꺾으면 좋지 않은 냄새가 나지만 이 꺾은 가지를 잘 말린 것을 '구룡목'이라 하여 한약재로 사용한다. 특히 구룡목을 냄비에 자작자작하게 끓인 후 그 물을 마시면 체하는데 효과가 그만이다. 귀룽나무의 어린잎은 청양고추처럼 매콤한 맛을 가지고 있으나 이른 봄에 나물로 무쳐먹거나 튀김으로 먹을 수 있다.

구룡사에 얽힌 이야기 귀룽나무

치악산 구룡사에 있는 귀룽나무에 내려오는 전설이 얘기해보려 한다. 원래는 지금의 치악산 일대는 깊은 연못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 신라 문무왕 재위 시 절을 세우려 하는데 아홉 마리용이 방해를 하니 의상이 부적 한 장으로 용들을 물리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절 이름을 구룡사라 했다.

조선 중기에 사세가 기울어지자 어떤 노인이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쇠약해졌으니 그 혈을 끊으라라고 하여 거북바위 등에 구멍을 뚫어 혈을 끊었다. 그럼에도 계속 사세가 쇠퇴하였기에 거북바위의 혈을 다시 잇는다는 뜻에서 절 이름을 구룡사(龜龍寺)로 부르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수필집 자거라 네 슬픔아에 귀룽나무 아래서라는 글이 있는데 이런 대목이 있다.

자주 오르내리는 산길에 귀룽나무 한 그루 있다. 어찌 드넓은 저 산에 귀룽나무가 한 그루뿐일까. 아마 산길 여기저기에 수많은 귀룽나무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귀룽나무 한 그루라고 표현한 것은 내가 그 나무 곁을 지나고 그 나무 밑에서 쉬고 그 나무를 올려다보느라 고갤 쳐들었던 세월이 어느덧 십여 년이 되어가다 보니 그 귀룽나무를 친밀하게 느껴서다. (중략) 그 귀룽나무가 가장 아름다운 때는 초봄이다. 새 혓바닥 같은 연두색 잎사귀가 돋아있는 귀룽나무의 자태는 누가 봐도 독보적이다. 출처:김민철 꽃 이야기

마치며

장릉에서 나무 수업을 할 때 교수님이 귀룽나무를 보며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나무라서 마당극에서도 귀룽 나뭇가지를 이용하고 신목에 버금가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져 궁궐이나 사찰에서도 많이 심는다고 하셨다. 넓은 터에 새로 나무를 심을 일이 있으면 추천하신다고. 나쁜 기운을 없애는 나무는 엄나무도 있는데 다음 포스팅에는 엄나무에 대해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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